바이든, 소말리아에 미군 다시 파병

입력 2022-05-17 17:13   수정 2022-05-18 01:21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아프리카 소말리아에 미군을 재배치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철군 결정을 내린 지 1년 반 만의 정책 변경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알카에다 계열 테러조직인 알샤바브에 대응하기 위해 소말리아에 미군을 배치하는 명령에 16일(현지시간) 서명했다. 소말리아에 주둔할 미군 수는 500명 미만이 될 전망이다. 아프리카 대륙의 병력을 소말리아에 재배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미군은 소말리아 군대 훈련 등을 도울 예정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번 결정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에서 패배한 직후인 2020년 말 소말리아에 주둔하던 미군 700여 명의 완전 철수를 명령했다. 당시 13년 동안 소말리아에 배치했던 미군이 철군하면 테러조직들의 세력이 확장될 것이라는 반발이 거셌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계속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할 수 없다”던 지론을 밀어붙였다. 미군이 떠난 뒤 알샤바브가 소말리아에서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군의 소말리아 재배치는 미국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의 싸움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정보당국은 알샤바브를 알카에다 계열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풍부한 자금을 갖춘 조직으로 보고 있다. 알샤바브의 전투 가능 조직원 수는 5000~7000명이다. 한 정보당국 관료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알샤바브 조직원은 아프리카에서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를 계속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아프리카 동쪽에 코뿔소처럼 튀어나온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 있는 소말리아는 빈곤 굶주림 등 경제적 문제에 알샤바브의 테러까지 겹쳐 혼란에 시달려왔다. 소말리아는 정치적 불안으로 1년 넘게 대통령 선거를 치르지 못하다가 지난 15일 신임 대통령을 선출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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