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원10전 내린 127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고공 행진하던 원·달러 환율이 1270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 10일 이후 4거래일 만이다. 12일에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인 1288원60전까지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이 급락세로 돌아선 것은 다음달께 중국의 봉쇄 조치가 해제될 것이란 기대감이 퍼졌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봉쇄된 상하이의 코로나19 감염자는 하루 2만 명대에서 800명대로 급감했다. 상하이시는 다음달 1일 봉쇄를 풀고 전면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위안화가 강세를 보였다.
아시아 증시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1%가량 오른 2620.44에 마감했다. 김승혁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 원화도 따라 강세를 나타낸다”며 “중국 봉쇄 조치 해제에 따라 아시아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 총재가 전날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 기준금리가 오르면 원화 가치는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한은이 3~4차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 현재 연 1.50%인 기준금리가 연말에는 연 2.25~2.5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한은이 4월에 이어 5월과 7월까지 3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 11월 추가 인상을 거쳐 기준금리가 연말에는 2.25%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JP모간은 네 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점쳤다. JP모간은 “한은이 5월부터 7월, 8월, 10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해 연말 연 2.5%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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