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2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자마자 곧바로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나와 바이든 대통령을 안내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오후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첫 번째 방문 일정에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로 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 방문을 결정한 것은 최근 미국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 세계 공급망 재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어서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2공장 착공에 들어간다. 미국 정부로서는 삼성전자를 최대 해외 투자자로 대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기술력에 대한 궁금증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대만 TSMC가 1위 업체이긴 하지만 세계에서 유일하게 TSMC에 대항할 수 있는 기업이 삼성전자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 입장에선 TSMC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싶어 할 것"이라며 "반도체 공급처를 다변화해야 가격과 생산량 등에 대한 협상력에서 우위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생산라인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안내할 사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투자에 대한 내밀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는데 실질적인 결정권이 있는 이 부회장이 나서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도 함께 방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경호 문제 등이 향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최근까지 무력도발을 감행했고, 7차 핵실험을 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 이후 한국 대학을 찾아 강연할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일정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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