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우리은행에서 벌어진 614억원 횡령 사건과 관련해 "이런 사안이 왜 발견되지 못했고 오랫동안 관리되지 못했느냐에 대해 내부통제 문제에 중점을 두고, 감독당국으로서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정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우리은행에 대한 검사 기간을 연장한 상태다. 그 과정에서 추가적인 횡령 사실도 확인해 수사당국과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정 원장은 "횡령 규모가 굉장히 컸고, 10여 년 이상의 기간 동안 인지되지 않았다"면서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외부 감사를 해야 하는 회계법인, 그리고 감독해야 하는 금융감독원 모두 좀 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정 원장은 현재의 거시경제 위기 상황에선 유동성과 부실자산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유동성은 장단기 미스 매치(불일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기축 통화 이외의 현지 통화를 쓰고 있는 나라에서의 유동성 관리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금융회사는 금융소비자로부터 자금을 위탁받아 자산운용을 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자산의 부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부실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 사전적으로 관리하고, 필요하다면 충당금을 많이 쌓는 사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사의를 표명한 정 원장은 후임 금감원장 인선 관련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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