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 객단가가 높은 가전 카테고리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도 가전 양판점에 위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전 양판점은 떠나는 소비자를 붙잡기 위해 온라인몰에서 과일을 팔고,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변신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7795억원)과 비교하면 SYS리테일 매출은 2년 만에 12.7% 늘었다. 소비자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TV와 냉장고 등 대형 가전을 교체하는 수요가 증가한 덕이다. 하지만 온라인 시장 확대 등으로 가전 시장에서 할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가전 양판점 업계 1위인 롯데하이마트의 상황도 좋지 않다. 롯데하이마트의 올 1분기 매출은 8412억원으로 전년 동기(9559억원)보다 12.0%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분기에는 25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올 1분기엔 82억원의 적자를 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점포 21개를 폐점한 데 이어 올해도 18개 점포의 문을 추가로 닫을 예정이다
쪼그라든 오프라인 시장 내에서도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백화점이 가전 양판점을 위협하는 존재로 떠올랐다.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데다 백화점이 객단가가 높은 가전 카테고리를 키우기 위해 할인 프로모션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어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입점 업체의 할인 행사에 백화점 상품권 행사 등까지 더하면 가전 양판점이 가격 경쟁력에서 백화점에 밀릴 수밖에 없다”며 “치열한 할인 경쟁을 벌이다 보니 가전 양판점의 수익성은 점차 악화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가전 양판점이 당분간 실적 부진에서 헤어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워지자 대형 가전제품을 교체한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교체 주기가 긴 대형 가전제품 특성상 당분간 역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초까지 사업 목적에 화장품, 건강용품, 캠핑용품, 축산물, 귀금속 판매업 등을 추가하기도 했다. 창업주인 홍봉철 회장이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2세 경영’이 본격화하자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하이마트는 오프라인 점포의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다. 부진한 점포를 과감하게 폐점하고, 초대형 점포와 체험 중심 매장 등을 새롭게 선보여 백화점에선 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이다. 지난해에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매장을 기반으로 중고 거래를 중개하는 서비스인 ‘하트마켓’을 선보이기도 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