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8일 광주의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 42주년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KTX 열차 안에서 오찬으로 '주먹밥'이 포함된 한식 도시락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먹밥의 특별한 의미가 화제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식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KTX 열차 안에서 윤 대통령을 비롯해 기념식 참석자들이 점심으로 함께 먹은 것이 주먹밥 도시락"이라며 "점심 메뉴로 주먹밥 도시락을 준비한 것도 뜻과 정성을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1980년 5월 21일 계엄군이 광주를 고립시키자 시민들은 밥을 지어 시민군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며 "큰 도로 주변에서 주부들이 가마솥을 걸어놓고 주먹밥을 만들어 시민군에게 제공했고 슈퍼나 구멍가게에서도 빵, 우유, 드링크제 등을 아낌없이 무상으로 내놓았다. 식량 사재기는커녕 집에 있는 걸 들고나와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의원은 광주시교육청 구내식당 메뉴판 사진을 올리며 "오늘 광주에선 유치원 아이들에서부터 관공서까지 점심 메뉴는 주먹밥이었다"며 "광주 주먹밥엔 나눔 공동체의 의미가 담겼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식당칸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김한길 전 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조 의원과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과 함께 점심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는 광주 등 호남 지역 경제 현안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전 보수 정부들의 행보와는 달랐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윤 대통령은 전날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하루 먼저 광주로 보내 5·18 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민원 사항을 청취하도록 하고 전야제에도 참석하도록 했다.
이날 오전에는 100여 명의 국민의힘 의원들, 국무위원들, 대통령실 참모들과 함께 KTX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로 내려왔다.
보수 정부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기념식에 참석하면서 5·18 민주묘지 정문인 '민주의 문'으로 입장했다. 또 5·18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과거 보수 정부에서 노래를 식순에서 제외하거나 참석자가 다 함께 부르는 제창 대신 합창단 합창으로 대체하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두 차례 '통합'을 꺼냈다. 윤 대통령은 5·18 정신을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자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로 규정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늦게까지 초안을 7차례나 직접 퇴고하며, 기념사에 각별히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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