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절 다 갔네"…고유가에 중고차값 '뚝'

입력 2022-05-19 11:43   수정 2022-05-19 11:44


원자재 값 급등과 신차 출고 지연 탓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기간 몸값이 '고공행진' 했던 중고차 가격이 주춤하고 있다. 중고차 성수기로 꼽히는 5월에 오히려 가격이 내려가는 현상을 보였다.

19일 중고차 거래 플랫폼 헤이딜러가 주행거리 10만km 미만 2018년형 중고차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세 분석을 한 결과 5월 들어 중고차 가격은 전월 동기 대비 최대 7%가량 내렸다.

모델별로 올 뉴 말리부 -6.9%, 싼타페 더 프라임 -6.5%, 제네시스 G80 -4.9%, 더 넥스트 스파크 -3.7%, QM6 -1.9% 등이다.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 차종으로 꼽히는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 더 뉴 쏘렌토(-0.7%) 역시 소폭 하락했다.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업체 케이카도 출시 12년 이내 740여개 모델 시세를 분석한 결과 이달 국산 모델의 약 50%, 수입 모델의 46%에 해당하는 중고차 값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직전월인 4월의 국산 모델 -19%, 수입 모델 -10% 대비 각각 31%포인트와 36%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케이카에서도 인기 차종으로 꼽히는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아반떼 MD'는 각각 3.2%와 3.1%씩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엔카닷컴에서도 2019년식 '쏘나타 뉴 라이즈'는 직전월 대비 1.9% 하락했고 르노 SM6와 쌍용차 G4 렉스턴도 각각 2.1%, 1.9%씩 내렸다. 팰리세이드, 기아 더 뉴 K5 등도 1%대 이상의 낙폭을 보였다.

통상 5월은 날씨 영향에 중고차 시장 성수기로 통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고유가로 구매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 AJ셀카에 따르면 이달 들어 내연기관 중고차 매매 거래량은 직전월 대비 25% 줄었다. 특히 경기와 상관 없이 거래량이 꾸준했던 경차(기아 모닝)는 거래량이 46% 급감했고 쏘렌토(-28%), 소나타(-66%), 아반떼(-31%), 싼타페(-32%) 등도 떨어졌다.

반면 고유가로 일부 하이브리드 모델 시세는 올랐다. 이달 들어 엔카닷컴에서 판매하는 기아 '더 니로'와 현대차 '더 뉴 그랜저IG' 하이브리드 모델은 전월대비 시세가 각각 2.2%와 4.51% 뛰었다.

박진우 헤이딜러 대표는 "최근 가솔린과 디젤 연료 등 고유가로 중고차 구매 수요가 위축됐다"며 "그동안 '카플레이션'(자동차+인플레이션)으로 크게 올랐던 중고차 시세가 자연스럽게 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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