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인터넷 외화 매매 서비스인 'FX트레이딩'의 거래 시간을 단축했다. 환율의 단기 이상 급등과 시장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지난 16일부터 FX트레이딩의 실시간 매매 가능 시간을 종전 하루 24시간에서 오전 9시~다음날 오전 2시로 바꿨다. FX트레이딩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우대환율 또는 예약환율로 외화를 사고 팔 수 있는 시스템이다. 환율 인상기에는 미리 사둔 외화를 팔아 차익을 남길 수 있고, 하락기에는 예약 매매를 통해 외화를 조금 더 싸게 살 수 있다.
우리은행은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라 FX트레이딩의 거래 시간을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 마감 시간을 오전 2시로 정한 것은 영국 외환시장 거래 시간(한국시간 오후 5시~오전 2시)에 맞춰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물가 상승과 미국의 통화 긴축 등으로 경제 전망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88원80전으로 마감한 원·달러 환율은 12일 장중 한때 1290원을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은 다시 1270원대로 내려왔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은 ‘고점론’과 ‘추가 상승론’으로 엇갈리고 있다.
은행의 달러 대출 잔액은 급증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달러 대출 잔액은 약 93억400만달러로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말(약 62억5400만달러)보다 48.7% 증가했다. 예상보다 길어지는 경기 침체와 환율 상승에 대비해 달러를 미리 확보한 뒤 향후 사업 운영자금으로 사용하려는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는 분석이다.
박상용/이인혁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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