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19일 15:1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일본 부동산이 인플레이션 심화 시대의 대체 투자처로서 국내외 기관투자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체 투자 전문가들은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해 낮은 금리 상승 부담, 과거 경기 충격 때 보여준 탄탄한 회복력을 매력으로 꼽았다.
19일 부동산 컨설팅업체 컬리어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일본 부동산 시장에선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GIC와 사모펀드(PEF) 운용회사인 KKR 등 외국 투자자의 투자가 두드러졌다. GIC는 이 기간 실물 부동산 인수금액 기준 최대였던 12억달러(약 1조5000억원) 규모 프린스 호텔 사업(사진)을 인수했다. 세이부그룹으로부터 총 15개 호텔과 10개 골프장, 6개 스키장을 사들였다. 단일 부동산 거래로 1분기 최대 규모래였다.
KKR은 현지 대형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사업자를 인수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MC-UBSR(미쓰비시-UBS 리얼티) 지분 100%를 19억달러에 사들였다.

투자자들은 유럽과 미국 등지와 달리 일본은 앞으로도 비교적 낮은 물가와 금리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경기 상황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글로벌 부동산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일본은 유럽이나 미국과 달리 심각한 인플레이션 상황을 겪지 않고 있다”며 “물가가 다소 오르더라도 지난 30년 동안 인플레이션을 꿈꿔왔던 나라인 만큼 경기 충격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골드만삭스는 올해 일본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1.6%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1.9%로 점쳤다. 직전 전망치와 비교해 각각 0.2%포인트씩 올려잡았다.
일본 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의 대형 오피스 및 물류 시설 투자도 활발했다. 컬리어스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사상 최다 기록 경신에도 정부가 경제 활동 유지에 초점을 맞추면서 오피스, 주거, 물류 부문 투자가 강세를 보였다”며 “호텔과 리테일 부문에 대한 투자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금액을 공개한 일본 부동산 거래는 총 11건 30억달러 규모였다. 작년 1분기엔 23억달러, 작년 4분기엔 34억달러였다. 보고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방문 규제가 풀리면 국경 간 거래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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