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15년 만에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상 나서나 [조미현의 외환·금융 워치]

입력 2022-05-20 14:53   수정 2022-05-2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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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발언한 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오는 26일 열리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금통위가 5월 인상을 단행하면 15년 만에 두 달 연속 금리 인상 기록을 세우게 된다.

20일 KB증권, 키움증권, SK증권, 신한은행 등은 한국은행이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연 1.75%로 상승 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회의 당시 성장과 물가를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회의 때 4월에 이어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며 '만장일치 금리 인상'을 점쳤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월에 4.8%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달에는 5%를 상회할 전망"이라며 "4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공급 측면 물가가 오르고 있지만, 수요도 높다고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 역시 "현재 경제와 금융시장 환경은 경기 대비 물가를 더 중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이 총재가 지난 16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조찬회동 뒤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의 근거가 됐다. 당시 한은은 "원론적인 입장"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신한은행은 "한은도 물가 상승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 속도에 적지 않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금통위가 지난달에 이어 금리를 올리면 2007년 7, 8월 이후 15년 만에 연속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다. 이달 금통위는 이 총재가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다.

시장에서는 그러나 한은이 당장 빅스텝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예하 연구원은 "'빅스텝' 인상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한다"며 "다만 그만큼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며, 한은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좀 더 가파른 속도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5월에 이어 7월 금통위에서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으며, 물가가 높게 유지되면 8월까지도 인상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신얼 연구원은 3분기께 빅스텝 가능성을 점쳤다. 신 연구원은 "3분기에 0.25%포인트씩 두 번 인상하는 대신 0.5%포인트로 한 번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7월 동결 이후 8월에 0.5%포인트를 인상하면 통화당국이 노리는 심리 경로상 충격으로 물가 상승의 연결 고리를 단절하는 효과를 배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 2회 시나리오상으로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총 9회 금통위 회의에서 7번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것"이라며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그 효과는 점차 반감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이 이달 올해 성장률 전망치(3%)를 2% 중후반대로 하향 조정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3.1%)은 4%대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시장은 내다봤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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