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하면서 올해 1분기 전체 알바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났지만, 배달 알바 수요만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4.4%가 감소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이 확산되면서 호황을 누리던 배달대행, 배달 알바의 전성기가 지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런 현상은 1분기를 넘어 4월로 갈수록 심해진 것으로 나타나, 배달업의 비성수기로 여겨지는 5월과 6월에는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올해 1분기 전체 알바 공고수가 전년 동기 대비 40.2% 증가했다. 선명하게 대비되는 결과다.
이런 추세는 외식·외출이 늘어나 배달업의 비성수기로 불리는 4월에도 이어졌다. 올해 4월의 전체 알바 공고 숫자는 전년 대비 24.6%가 늘었지만, 유독 배달 알바만 공고량이 47.7%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알바가 전성기를 맞이했던 지난 2년과 비교하면 크게 다른 결과다. 2020년 1분기에는 전년 동기에 비해 알바 공고 숫자가 38.5%나 증가한 바 있다.
지난해 1분기에도 2020년 1분기 대비 69.5%나 폭증하면서 '배달알바 전성시대'라 불릴만 했다. 특히 전체 알바 공고량은 2020년 1분기에 코로나19의 창궐로 인해 직전년도 동기 17.5%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나홀로 전성기를 누렸다 할만하다.
배달 알바 부족 현상을 빚든 배달 라이더들의 몸값이 급등하면서 월소득이 1000만원을 넘었다는 '인증'이 성행하기도 했다.
전체 알바 공고 지원량을 분기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배달 알바 지원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가 늘었다. 반면 배달 알바 지원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0%나 감소했다.
이런 분위기는 4월에도 이어졌다. 4월 전체 알바 지원량은 전년도 4월에 비해 15.5%가 늘었지만, 배달 알바 지원량은 전년 동월 대비 -9.9%를 기록해 거의 10%가 줄어들었다.
알바천국 관계자는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4월 3주차부터 배달 알바의 지원량 감소세가 지속된 게 특징"이라며 "4월 3~4주차 배달 알바 지원량은 4월 1~2주차 대비 5.4% 감소했고, 5월 1주차 지원량은 4월 1주차에 비교해 5.6%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거리두기 해제가 배달 알바량 감소의 원인임이 밝혀졌다는 분석이다.
배달 라이더들의 몸값이 낮아질 기미가 보이자 배달 업체들도 정규직 라이더 확보에 나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의 자회사인 우아한청년들은 '딜리버리앤(N)' 법인을 설립하고 정규직 라이더 채용을 진행 중이다. 7월1일자로 정식 출범한다. 정규직 라이더들은 단건 배달인 '배민1' 등을 전담할 예정이다.
채용공고에 따르면 딜리버리N은 수습 6개월을 마친 후 정규직으로 채용되며, 근무 시간은 주 5일 하루 9시간30분이다. 오전11시 출근해 오후 10시 퇴근하고 휴게 시간 1시간 30분이 주어진다. 급여는 기본 연 3120만 원이며 성과급을 포함할 경우 최대 연 4560만원까지 받게 된다. 하루 8시간 근로, 주5일제 근무의 전형적인 정규직 근로자 형태다.
배달 라이더들도 점차 일거리가 줄어들면서 이직을 고민하거나 안정적인 '정규직' 전환을 고민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영주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위원은 “배달 주문이 급격하게 줄어 들면서 라이더들 역시 가파른 소득 감소를 겪고 있다”며 “불안정한 플랫폼 노동에서 벗어나 보다 예측 가능성이 높은 다른 일자리로 몰리는 추세”라고 전망했다.
한편 배달알바를 제외한 전반적인 알바 공고나 지원량은 코로나19 전으로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알바천국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020년 1분기에는 전년 동기에 비해 알바 공고 수 및 지원량이 대폭 감소한 바 있다"며 "하지만 올해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가 본격화된 이후 4월의 공고 수와 지원량 모두 2019년 동월 대비 각각 42.2%, 4.0%이 증가한 수치를 달성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라고 설명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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