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나타나는 가파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임금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에선 이같은 가능성에 대해 아직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국제경제부 미국유럽경제팀은 22일 간행물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보고서 '미국의 임금-물가 간 관계 점검'에서 "최근 미국에서 물가와 임금이 급등하면서 둘의 연쇄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8.3%로 집계됐고, 임금은 1년 전보다 6.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198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모형 분석 결과 미국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포인트 오르면 생산성 향상에 따른 상승분을 제외한 단위노동비용은 최대 0.4% 오르는 데 그쳤다. 지속 기간은 4분기까지만이었고, 9분기부터는 단위노동비용이 되레 하락했다.
보고서는 "미국뿐 아니라 유로 지역과 영국의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 확대 충격이 단위노동비용에 미치는 영향이 불확실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배경에 대해서는 노조의 협상력 약화와 높은 물가를 바로 반영하기 어려운 기존의 임금 결정 관행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대로 임금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고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모형 분석에서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이 1%포인트 오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최대 1.33% 상승했으며, 이 효과는 4분기부터 지속됐다. 보고서는 "기업이 임금 충격을 생산물 가격에 전가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물가에 대한 파급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서비스업 임금이 올라 물가 상승 압력을 키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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