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신형 원자로 및 SMR 개발과 수출 증진을 위해 양국 원전 산업계가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미국 주도의 ‘제3국 SMR 역량 강화 프로그램’에 한국이 참여하는 동시에 한·미 원전 기술 이전·수출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 등에 합의했다.
SMR은 대형 원전과 비교해 10~20분의 1 크기인 소형 원전이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는 SMR 시장이 2035년까지 연간 15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으로 경쟁력이 훼손된 한국 기업들은 이번 합의를 계기로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되찾아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7년까지 건설 예정인 50개 원자로 중 중국이 15개, 러시아가 12개를 수주해 각각 세계 1, 2위 수주국에 올랐다.
두산에너빌리티·GS에너지·삼성물산은 지난달 세계 1위 SMR 기업인 미국의 뉴스케일파워와 SMR 발전소를 공동 건설·운영하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SK그룹도 이달 미 SMR 업체인 테라파워와 포괄적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한 원전업체 관계자는 “한국의 원자력발전소 시공 기술 및 기자재 생산 능력과 미국의 영향력, 원천기술이 결합하면 세계 시장을 재탈환할 수 있을 것”이라며 “150조원 규모 SMR 시장 주도권을 잡을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소형 원전 업체들은 이미 고사 직전”이라며 “한·미 원전 동맹이 더욱 구체적이고 속도감 있게 전개되도록 양국 정부가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