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데이터 요금과 월 2만원의 정보이용료를 별도로 내야 했다. 전용 휴대폰과 내비게이션 키트도 필요해 접근이 쉽지 않았다. 서비스 초기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만 명 수준에 그쳤다.
그런데도 SK텔레콤은 꾸준히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했다. 초기에는 화살표로 방향을 알려주는 ‘턴 바이 턴(TBT)’ 방식을 썼지만 2005년 지도를 보여주는 ‘풀 맵’ 방식으로 진화했다. 2008년에는 현재와 같은 T맵으로 이름을 바꿨다.
T맵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계기는 스마트폰의 등장이었다. 무선 데이터를 쓸 수 있고 GPS가 내장된 스마트폰은 내비게이션 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불러왔다. SK텔레콤은 T맵을 2010년 스마트폰 기반 앱 서비스로 만들고 자사 이동통신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1년 만에 MAU가 30만여 명에서 250만 명까지 급증했다.
2011년 하반기부터 추가 요금을 받고 다른 통신사 가입자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 데 이어 2016년에는 모든 가입자에게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MAU가 1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국민 내비’의 칭호를 얻게 됐다.
2017년에는 T맵에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를 적용한 ‘T맵X누구’를 출시했다. 운전 중 화면 터치 없이 음성만으로 목적지를 설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어 주행 안전성을 높였다.
차량사물통신(V2X) 기술도 2018년 적용했다. GPS 정보와 빅데이터를 이용해 앞서가는 T맵 이용 차량이 급제동할 경우 사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최대 1㎞ 내 뒤따르는 차량의 T맵 화면에 경고 문구를 띄워준다. 소방차, 구급차 등 응급 차량의 앞 차량에 길을 터달라고 알림을 보내거나 갓길 정차 차량에 접근하는 차량에 경고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작년 12월에는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 서비스도 내놨다. 화물차 높이와 중량 제한에 따라 안전 운행이 가능한 최적의 경로를 안내하고, 주행이 불가능한 도로는 피해 간다. 출시 5개월 만에 5만여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를 위해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인 우버와 동맹을 맺고 기술과 플랫폼을 공유했다. 합작회사인 우티를 세워 택시 호출 서비스도 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T맵을 시작으로 데이터, 기술 기반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하겠다”며 “2025년 매출 6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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