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첫 번째 정상 회동을 가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양국 정상이 나란히 한국 반도체 공장을 찾자 직접 공장 안내를 맡았다.
이 부회장은 이날도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에 참석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인 19일 오후 늦게야 재판부가 이 부회장에게 불출석 허락을 내리면서 양국 정상 안내에 집중할 수 있었다.
법원이 만에 하나 불허했다면 이 부회장이 공장 안내를 실제로 할 수 있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진행된 두 정상의 공동 연설에 앞서 1분 37초간 영어로 환영사를 전했다.
이 부회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두 분을 직접 모시게 돼 영광"이라며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선진화된 제조 공장인 평택 반도체 캠퍼스에 와 주신 것에 환영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25년 전에 미국에서 반도체를 만들기 시작한 세계적 기업"이라며 "우리는 이런 우정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계속 발전시켜나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도체는 모든 것의 엔진이 되고 있으며 성장을 이끌고 많은 기회를 만들고 있다"면서 "이러한 혁신은 한국과 미국, 그리고 전 세계 팀 삼성 여러분의 헌신과 큰 노력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부회장은 환영사를 마친 후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을 무대로 안내했다.
이 부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이미 560일 이상 수감 생활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 경제 단체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기업이 해외에 도전하는 것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 대표선수나 다름없다. 운동복도 신발도 좋은 것 입히고 신겨 보내야 하는데, 그동안 모래주머니 달고 메달 따 오라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홍준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는 21일 페이스북에 피고인 신분인 이 부회장을 언급하며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평택 삼성 반도체 단지를 방문한 윤석열, 바이든 대통령을 안내하는 모습이 참 보기 딱할 정도로 안쓰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 부회장은 취업 제한과 재판 리스크 등에 묶여 있다. 매주 목요일마다, 그리고 3주에 한 번은 금요일마다 서초동 법원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