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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충남 태안군 한국타이어의 테스트트랙(시험주행장) '한국테크노링'. 부지면적 125만㎡(38만평)의 이곳은 아시아 최대 규모, 최장 테스트 노면을 갖춘 시험주행장으로 각기 다른 노면에서 승차감, 제동력, 소음 등 성능 시험을 할 수 있는 13개 트랙이 있다. 이중 △일반도로 △마른 노면 핸들링 △고속주회로 △젖은 노면 핸들링 △ 젖은 노면 제동 등 총 5개 트랙을 15분 남짓 돌아봤다. 직접 운전이 아닌 드라이버 시승이다.
안전을 위해 평소 평가 대비 70% 수준의 가혹도로 시승이 이뤄졌다. 평소 시험은 각 트랙을 7~8바퀴 운행하며 타이어의 한계 성능, 접지력을 따지지만 이날은 한 바퀴씩만 돌았다. 시승차는 4계절용 타이어가 적용된 제네시스 준대형 세단 G80였다. 차 성격상 부드러운 승차감과 안정적인 제동력, 적은 소음 등에 무게를 두고 봤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스포츠카, 편안한 세단 등 차의 성격에 따라 평가 요소별 가중치를 달리 두고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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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에 진입하자 드라이버는 급격히 속도를 높였다. 차는 이내 시속 200km을 훌쩍 넘겼다. 일반도로는 각 트랙을 연결하는 역할도 하지만 다양한 노면으로 구성돼 승차감 등의 시험도 진행된다. 총 길이는 5km로 13개 트랙 중 가장 길다. 이후 들어선 마른노면 핸들링 코스에선 급격한 코너링이 이어졌다. 몸이 반대편으로 과도하게 쏠려 위쪽 손잡이를 붙잡아야만 했다.
한국테크노링의 시그니처인 '고속주회로'에선 시속 200km 안팎으로 약 38도 기울어진 트랙을 돌며 중력 가속도를 확인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중력 가속도 수치가 높을수록 쏠림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직선 구간에선 최대 시속 250km 이상 달리는 극한의 고속 주행 테스트가 이뤄진다. 이곳에선 장애물을 놓고 회피 성능을 파악하는 등 갖가지 테스트도 진행된다.
고속주회로 길이 총 4.6km로 트랙이 긴 만큼 다양한 시험을 해볼 수 있다는 드라이버의 설명이 뒤따랐다. 한국타이어가 내세우는 한국테크노링의 장점이기도 하다. 이날 드라이버는 시속 200km로 달리면서 핸들을 좌우로 서너번 틀어 차선 변경을 시도했다. 급격한 조향에 차가 튀어 오르는 듯했으나 이내 안정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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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노면 핸들링·제동 코스로 들어서니 바닥에 물이 흥건했다. 비가 오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수심은 1~10mm까지 조정 가능해 여러 변수 속 수막현상을 평가할 수 있다. 제동 구간에선 최대 시속 100km에서 달리다 정지했을 때 제동력과 타이어가 정지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 타이어의 밀림 정도 등을 확인한다. 시승했던 G80은 타이어 성능 덕분인지 급브레이크를 밟아도 생각만큼 몸이 앞으로 쏠리진 않았다.
타이어는 주행 중 땅과 맞닿는 유일한 제품으로 자동차의 퍼포먼스, 안전, 연비, 승차감 등 다양한 성능을 구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다양한 도로와 극한의 환경에서 체계적인 실차 테스트가 가능한 공간이 필요한 이유다.
지금껏 국내엔 이렇다 할 테스트 트랙이 없었지만 한국테크노링이 첫 발을 뗐다. 한국테크노링은 최첨단 테스트 트랙으로서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대까지 대응 가능한 혁신 제품 개발을 선도할 계획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탑티어(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안(충남)=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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