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여성을 발탁했다.
윤 대통령은 26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를, 보건복지부 후보자에 김승희 전 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는 오유경 서울대 약학대학장이 낙점됐다.
이날 지명된 세 후보자는 모두 여성이다. 이는 윤 대통령의 '여성 우선 발탁' 의지가 반영된 결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희 후보자는 20대 총선에서 자유한국당 비례대표로 당선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코로나19대책특별위원회 간사 등을 역임했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을 역임한 보건·의료계의 권위자로 꼽힌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대통령실은 "그간 현장과 정부, 국회에서 쌓아온 김승희 후보자의 경륜과 전문성이 윤석열 정부의 보건복지 분야 국정과제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박순애 후보자는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인수위원을 지냈다.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기획재정부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경영평가 단장을 맡아 공공기관의 경영실적 개선의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공공행정 전문가로서 교육행정의 비효율을 개선하고, 윤석열 정부의 교육 분야 핵심 국정과제 실현을 이끌어줄 적임자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오유경 내정자는 한국약제학회 회장, 한국약학교육협의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인수위 단계부터 '능력 중심 인사'를 강조하며 여성 할당뿐 아니라 지역 안배도 고려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서울대·남성·50~60대'에 인선이 편중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당 분야 전문성과 실력을 우선으로 한 결과"라는 취지로 설명해 왔다.
그 결과 이날 현재까지 총 18개 부처 중 16개 부처 장관이 임명됐는데, 여성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한화진 환경부 장관 등 3명(19%)에 불과한 상태다. 차관 및 차관급 인사 41명 중에도 여성은 2명(이노공·이기순)뿐이다.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워싱턴포스트(WP) 기자는 "지금 (한국의) 내각에는 여자보다는 남자만 있다"고 지적하며 "대선 기간 남녀평등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한국 같은 곳에서 여성 대표성 증진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남녀평등을 이루기 위해 어떤 일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나"라고 묻기도 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돌발 질문에 "지금 공직사회에서, 예를 들어서 내각의 장관이라고 하면, 그 직전의 위치까지 여성이 많이 올라오질 못했다"면서 "아마도 여성에게 공정한 기회가 더 적극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래서 (여성들에게) 이런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할 생각"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발표된 두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정부부처 18곳의 장관 중 여성은 5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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