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한 대형 장난감 가게 직원이 "남자 어린이가 텔레토비 조형물을 부수었다"고 주장해 부모가 거액을 배상했으나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 카메라에 촬영된 영상으로 진위가 밝혀져 매장 측이 되레 부모에게 사과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24일(이하 현지 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2일 다섯 살 어린이 A군은 부모와 함께 홍콩의 몽콕 지역에 있는 쇼핑몰 '랑함 플레이스'의 KKPLUS(KK플러스) 매장을 찾았다.
부모와 아이가 자유롭게 쇼핑을 즐기는 도중 갑자기 큰 충돌 소리가 났다. 현장에는 1.8m가 넘는 황금빛 텔레토비 조형물이 산산조각이 나 있었고 그 바로 옆에는 A군이 서 있어 의심을 산 것.
해당 조형물의 가격은 5만 2800 홍콩달러(약 855만원)에 달했다. 매장 직원들은 A군의 부모에게 "아이가 조형물을 발로 차는 것을 목격했다"며 약 3만 홍콩달러(약 483만원) 상당의 배상금을 지불하게 했다. 또한 큰 소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부모는 여러 차례 고개 숙여 사과를 해야 했다.
하지만 이후 귀가한 A군의 부모는 온라인에 퍼진 한 동영상을 보고 놀랐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이 찍은 해당 영상에서 A군은 조형물을 발로 차기는커녕 살짝 기댔을 뿐이었다.
현장에 있었던 네티즌의 추가 증언이 이어졌다. 특히 해당 부모는 망가진 조형물이 지난해부터 매장에 설치됐는데, 어떤 안전장치도 없어 늘 방문객들이 불편해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결국 텔레토비 조형물은 A군이 발로 차서 부서진 것이 아니라, 몰려드는 인파를 피하기 위해 뒷걸음질 치던 A군 앞으로 조형물이 넘어진 것이었다. 도리어 A군이 이 조형물로 인해 큰 상해를 입을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던 것.
진위가 밝혀지자 다수의 네티즌은 해당 매장과 기업 그리고 직원들을 비난하는 글을 게재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KK플러스는 결국 부모가 앞서 지불했던 배상액 전액을 다시 돌려주고 사과를 건넸다.
KK플러스의 모기업 케이지락은 이번 일과 관련해 "불편하게 해 죄송하다"며 "모든 고객을 존중하며 사건 이후 즉시 해당 가족과 어린이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고 전액 환불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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