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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개방에 대한 국민의 폭발적인 반응에는 이처럼 속도감 있는 행정이 한몫했다. 관람객 요청이 빗발치자 23일 영빈관과 춘추관을, 26일 본관과 관저를 시원스레 열어젖힌 게 단적인 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안내 시스템을 마련할 시간이 부족해 제공하는 정보가 다소 부실하다는 것. 그래서 준비했다. 예매부터 즐길거리까지, 청와대 관람 가이드다.
관람일에는 시간에 맞춰 정문과 영빈문, 춘추문 중 한 곳에서 당첨 바코드를 보여주고 입장한다. 어디든 관람 동선에 큰 차이는 없다. 주차장이 따로 없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으면 경복궁 정독도서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10~20분 거리의 유료 주차장에 차를 댄 뒤 걸어가야 한다. 노약자와 임신부 등은 경복궁역 4번 출구에서 매시간 출발하는 ‘다누림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입구에선 지도를 꼭 챙기자. 간단하지만 없는 것보다 훨씬 낫다.
입장 후에는 자유롭게 내부를 관람하면 된다. 영빈문으로 들어왔다면 본관과 관저를 거쳐 춘추관으로 나가는 방향이, 춘추문으로 들어왔다면 그 반대가 무난하다. 관람 시간은 2시간인데 넉넉하다는 평가가 많다.
정원과 잔디밭 등 자연환경은 도심 한복판이라는 사실을 잊을 만큼 잘 가꿔져 있다. 다양한 꽃과 새소리가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소정원 사이로 난 길, 조선시대 정자인 침류각 옆 연못의 경관이 특히 빼어나다. 곳곳에는 역대 대통령이 심은 기념식수가 숨어 있고, 춘추관 앞 헬기장으로 쓰이던 잔디밭에 설치된 형형색색의 간이 텐트와 빈백에서는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다만 이곳을 제외한 잔디밭에는 들어갈 수 없다.
관저 뒤 언덕길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소나무 사이로 청와대 경내와 경복궁, 광화문의 빌딩 숲이 한눈에 들어오는 지점이 나온다. 역대 대통령이 즐겨 감상했다는 전망이다. 꼭대기까지 가면 이승만 대통령 시절 지은 정자인 ‘오운정(五雲亭)’이 나온다. 인근에는 ‘미남불’이라고 불리는 통일신라시대 석조 불상이 있다. 석굴암 본존불을 계승한 보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이다.
또 다른 청와대 경내 문화재로는 영빈관 옆 ‘칠궁’이 있다. 조선의 왕을 낳은 어머니지만 왕비가 되지 못한 후궁의 신위를 모신 곳이다.
성수영 기자/사진=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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