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한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중국 당국에 대테러 정책이 신장지역 위구르족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강제노동 등 인권탄압 의혹이 제기된 신장을 방문한 것은 2005년 이후 17년 만이다.
2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첼레트 대표는 중국 방문 마지막 날인 전날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국제 인권 기준을 준수하도록 하기 위해 대테러 정책 재검토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대테러 정책이 위구르족과 무슬림 소수민족의 인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의문과 우려를 제기했다"며 "독립적인 사법 감독의 부재와 무력사용, 학대, 종교행위 제한 의혹도 중국 정부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바첼레트 대표는 다만 "이번 중국 방문은 인권 정책에 대한 조사가 아니라 중국 정부와 소통하는 기회였다"고 강조했다. 또 "신장 정부가 직업훈련센터 네트워크가 해체됐다고 장담했다"고 말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신장의 직업훈련센터에서 광범위한 인권탄압이 행해지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중국은 직업훈련센터가 순수한 재교육 기관이며 이를 통해 신장 주민의 소득 수준이 크게 향상됐다고 주장한다.
바첼레트 대표는 "유엔과 중국은 소수민족의 권리, 반테러와 인권, 법적 보호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한 후속 논의를 위해 실무그룹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에 억류된 활동가, 변호사, 언론인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23일 방중한 바첼레트 대표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영상으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 장관과 대면으로 만났다. 신장 지역을 찾아 당국자와 시민사회단체·기업·학계 관계자와 만났지만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폐쇄적인 일정을 진행하면서 그가 어디에서 누구를 만났는지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2018년 8월 취임한 이후 신장 지역의 인권 상황을 조사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에 제약 없는 접근을 지속해서 요구했으나 중국 측은 이를 거부해왔다. 중국 정부는 이번에 조사 형식이 아닌 우호 방문이어야 한다는 조건으로 바첼레트 대표의 중국행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는 바첼레트 대표가 최고인민법원, 최고인민검찰원, 외교부, 공안부, 인적자원사회보장부 등의 해당 부서 책임자와 회담하고, 신장에서는 소수민족 일반대중과 전문가 등 각계 인사를 만났으며 상호존중과 솔직한 대화 정신에 따라 깊이 있게 교류했다고 밝혔다.
공산당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바첼레트 대표의 신장 지역 방문으로 그동안 서방국가들이 신장에 대해 제기해 온 의혹과 오해들을 해소했다"고 자평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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