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적자" 우려에도 반등한 조선株, 분위기 이어갈까

입력 2022-05-30 08:52   수정 2022-05-30 08:53



국내 조선사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카타르로부터 수주 예약을 받았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의 저가 수주 우려를 극복한 분위기다. 그러나 선박 건조에 쓰이는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이 또 인상된 데 더해 러시아 선주로부터 수주한 LNG운반선의 계약 취소로 불안감은 여전하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23~27일) 한 주 동안 현대중공업은 6.96%, 대우조선해양은 5.3%, 삼성중공업은 3.41%, 현대미포조선은 5.99% 각각 상승했다. 주 초반에는 횡보하다가 26~27일 가파르게 상승했다.

대규모 LNG 프로젝트에 나선 카타르로부터 LNG운반선 발주가 조만간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적자 우려도 완화된 영향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카타르가 선박 건조 슬롯을 예약할 당시인 2020년 6월 가격으로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카타르가 건조 슬롯을 예약할 당시의 LNG운반선 신조선가가 17만4000㎥급을 기준으로 4000만달러가량이 오른 것을 감안하면 수주에 성공하더라도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조선업계는 이 같은 우려가 과도하다고 반박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카타르 측이 건조슬롯을 예약하는 협약에는 선가에 원자재 가격을 연동시키는 공식이 포함돼 있었다”며 “원가 상승분이 모두 반영되는 건 아니지만, 조선업황이 불황이었던 2020년 6월 당시 가격으로 계약을 맺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규모 물량을 건조하는 만큼 선가를 조금 깎아줘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선형의 LNG선을 반복적으로 건조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설계비가 여러 척에 배분되면서 원가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

한동안 조선사들의 주가를 짓눌렀던 카타르 LNG운반선 저가 수주 우려가 해소됐지만, 조선업계 안팎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여전한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켜 국제사회로부터 제재가 이어지는 러시아로부터 수주한 물량에서의 악재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우선 철강재 가격 인상이 조선사들의 실적을 짓누르고 있다. 최근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에 조선소로 공급되는 후판 가격을 톤(t)당 10만~15만원 올리기로 하는 데 합의했다. 후판 가격은 선박 건조 원가의 2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는 이 같은 후판 가격 인상 효과를 지난 1분기 실적에 공사손실충당금을 쌓으면서 반영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지난 1분기에 각각 2174억원, 4701억원, 9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우조선의 손실폭이 큰 이유는 현재 수주잔량으로 있는 모든 물량에 대해 인상된 후판 가격을 적용해 충당금을 쌓은 영향이라고 이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만 증권가의 전망은 밝지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가 흑자인 조선사는 현대중공업(200억원)과 현대미포조선(114억원) 뿐이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208억원과 611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는 데 증권가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러시아 리스크가 현실화된 점도 우려스럽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러시아 선주로부터 수주한 LNG운반선 3척 중 1척의 계약을 중도금이 입금되지 않아 해지한다고 공시했다. 현재 조선 3사가 러시아 선주로부터 수주해 건조 중인 LNG운반선은 모두 7척이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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