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센인 지원 앞장선 오스트리아부인회

입력 2022-05-30 17:46   수정 2022-05-31 01:16


한국 한센병 환자들을 도운 오스트리아 간호사들의 이야기는 뒤늦게 알려진 게 많다. 주변에 알리지 않고 워낙 조용히 헌신했기 때문이다. 1961년 한국에 와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한 엠마 프라이싱거 여사가 한센인 병원을 세우고 천주교 대구대교구와 함께 한센인 재활 및 자립사업을 펼쳤다면, 비슷한 시기 소록도에는 마르가리타(87)와 마리안나(88) 간호사가 있었다. 1959년과 1962년 한국에 온 두 수녀는 소록도에서 40여 년간 헌신적으로 한센인을 돌봤다. 2005년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일할 수 없고 부담이 되기 싫다”며 조용히 소록도를 떠났다. 고국에 돌아간 뒤 건강이 나빠진 상황에서 최저 연금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다. 2018년 타계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이 소식을 듣고 두 수녀의 생활비를 지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엠마는 오스트리아부인회의 지원으로 대구에 병원을 짓고 한센인 자녀를 위한 기숙사 건립과 장학사업에 일생을 바쳤다. 소록도 두 천사로 알려진 마르가리타와 마리안나 간호사는 부인회 지원으로 소록도에 결핵병원과 영아원 등을 건립했다. 세 명의 간호사는 오스트리아에서 보내준 생활비도 자신들이 쓰지 않고 한센병 환자 치료를 위해 썼다.

한센병 환자 구호단체인 릴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옥분 경북대 명예교수는 “1947년 결성된 오스트리아부인회는 엠마를 도와 많은 지원금을 한국에 보냈다”며 “1958년 해외 구호사업지로 한국을 택했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부인회는 회원이 15만 명에 달한다. 이 회장은 “2차대전 후 연합군의 신탁통치 끝에 1955년 주권을 회복한 오스트리아도 당시 형편이 넉넉지 않은 때였다”며 “한국이 지원받은 100억원에 가까운 돈은 오스트리아 가톨릭 신자들이 점심 한 끼를 굶거나 수프로 때우며 모은 참으로 값지고 귀한 돈”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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