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여간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공공병원은 그 가치를 증명했다. 코로나19 감염자 확산 방지와 치료에 가장 앞장서서 대응한 곳이 공공병원이었다. 우리나라 전체 의료기관의 5%에 불과한 공공병원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코로나19 환자의 약 70%를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은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을 지킨 의료진의 헌신 덕분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은 노약자와 취약계층에 더 큰 피해를 주었다. 직접 감염에 따른 피해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저소득층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 부문은 위기였다. 적십자사는 법정 재난관리책임기관이자 구호지원기관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 보호에 책임을 다하려 노력하고 있다. 상주 적십자병원은 코로나 후유증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지역민들의 건강관리와 조속한 일상 회복을 위해 ‘코로나19 후유증 회복 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코로나를 겪으며 상시적인 감염병 대응체계가 필요함을 깨달았다. 이를 위해 정부의 역할과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임을 확인했다. 언제까지 의료진의 헌신과 책임감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최근 있었던 ‘포스트 코로나 공공의료기관 기능 회복과 방향성 정립을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공공의료기관의 경영 정상화와 공공의료 유지를 위해 향후 최소 4년 정도의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새 정부가 필수 의료 기반 강화와 의료비 부담 완화 의지를 국정과제에 반영한 만큼 코로나19로 무너진 공동체 복원과 공공의료 확충에 힘써주길 기대한다. 곧 있을 지방선거에서도 공공의료 정책이 주요 경쟁 공약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동안 방역의 최전선에서 지난한 사투를 벌인 의료진의 노고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그들의 헌신과 희생으로 공공의료의 가치와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나아가는 이 시점이야말로 거안사위(居安思危) 자세로 우리의 소중한 방역 성과를 유산 삼아 지속 가능한 감염병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공공의료 역량을 한층 끌어올릴 최적의 시기임을 잊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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