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과 정부가 힘을 모으면 못 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한 번 해보시죠.”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유치전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CJ 등 10대 그룹도 민간 외교관 역할을 맡아 유치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유치지원특별위원회 전략회의 및 유치지원 민간위원회 출범식에서 “필요하다면 대통령 특사 파견도 검토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 세계박람회는 국가 전체를 봐서도 반드시 이뤄내야 할 일”이라며 “부산이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나고 또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남부권이 동북아시아 경제 발전을 선도하는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역시 “경제계는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지 국가를 정하지 않은 중남미·아프리카에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가 중심이 돼 경제사절단을 파견하려 한다”고 했다. 2030년 열리는 엑스포 유치 경쟁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이탈리아 로마, 부산의 3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개최지는 2023년 12월에 결정된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부가 중심이 된 부산엑스포 유치지원특별위 전략회의와 민간 기업을 주축으로 한 유치지원 민간위원회가 동시에 출범했다. 국무총리 직속으로 설치되는 유치지원특별위 전략회의에서는 외교부가 유치 교섭을 담당하고 해양수산부가 엑스포 유치 시 개최 예정지인 부산 북항 재개발 사업을 맡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민간 기업과의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대통령실에도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한시 조직인 미래전략비서관실이 신설돼 부처 간 협력을 조율한다.
한국 10대 그룹과 주요 경제단체들을 주축으로 구성되는 민간위는 기업이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유치전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각 기업이 보유한 제품과 가맹점이 모두 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들은 2018 평창올림픽을 유치할 때도 외교력을 발휘한 바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었던 고(故)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평창올림픽 유치전 전면에 나서기도 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