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화학소재기업 머크가 중국에 반도체 소재·재료 공장을 신설한다.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인 중국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머크는 31일(현지시간) 중국 장쑤성 장자강시와 반도체 소재 생산설비를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에 따라 총 28만㎡ 부지에 반도체용 박막(얇은 필름), 특수가스 등 생산시설을 지을 게획이다.
머크는 중국에 2025년까지 10억위안(약 1850억원) 이상을 반도체와 관련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올해 초 발표했다. 이번 공장 건설에는 5억5000만위안을 투입한다. 머크의 단일 중국 투자 건으로 최대 규모다.
앨런 개이버 머크차이나 대표는 "중국은 세계 반도체의 절반 이상을 소비하는 최대 시장이며 중국 내 반도체 생산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이 시장을 잡기 위해 중국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크가 공장을 신설하는 장자강은 중국 반도체산업의 중심지인 상하이에서 100㎞가량 떨어져 있다. 상하이에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인 중신궈지(SMIC)와 2위 훙화반도체의 주력 공장이 있다. 상하이 인근 저장성에는 SK하이닉스의 공장도 자리 잡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시장은 1조8700억달러(약 2320조원)으로 전년 대비 28% 커졌다. 중국 내 생산 규모는 3120억달러로 29% 늘어났다.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국 생산 비율(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반도체굴기'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자급률은 16.7%로 목표에는 상당히 뒤처져 있다. 다만 2011년 12.7%에 비해선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독일 머크는 1668년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화학기업이다. 글로벌 제약회사인 미국 머크는 1900년대 초 독일 머크에서 분사한 기업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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