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무역적자가 78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1~5월 기준으로는 외환위기가 터진 1997년(92억6000만달러 적자) 이후 25년 만의 최대다. 수출을 훌쩍 뛰어넘는 수입 탓에 손해 보는 장사를 지속했다. 이런 추세라면 산업연구원의 올해 무역적자 예상치(158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교역 환경이 악화일로여서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점이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 성장률이 ‘제로 코로나 정책’ 등의 여파로 둔화할 조짐이어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3%대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의 대중 무역흑자는 지난 3월 30억달러에 달했지만, 지난달에는 11억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유럽연합(EU) 경제가 위축되고 원자재 수급이 차질을 빚는 점도 수출에 걸림돌이다. 이달부터 미국의 통화 긴축이 본격화하면서 금융 불안이 커진 신흥국에 대한 수출 감소도 불가피하다. 대한상공회의소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한 2015년에도 우리나라의 신흥국 수출은 9.3% 줄었다. 엔화 약세도 일본 기업과 경합 중인 자동차, 기계, 전기·전자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이먼 CEO의 경고는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그는 지난 1일 뉴욕의 한 금융 콘퍼런스에서 이달부터 시작된 미국의 양적긴축(QT)이 글로벌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닥쳐올 퍼펙트 스톰의 충격을 최소화하려면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야 한다. 탄탄한 민관 협력 체계를 구축해 수출 리스크와 공급망 불안에 긴밀히 대처하는 게 첫 번째 할 일이다. 급변하는 무역환경에 흔들리지 않도록 미래 유망산업 위주로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주력 제품의 다변화·차별화도 서둘러야 한다. 과도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아세안과 선진국 등으로 해외시장 판로를 다변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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