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신임 사장이 주도한 ‘업그레이드 창원공장’이 위용을 드러낼 채비를 마쳤다. 총 1조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창원공장 업그레이드는 렘펠 한국GM 신임 사장이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 대표 시절부터 추진해 온 사업이다. 엔지니어로서 기획을 맡은 데 이어 이번엔 생산법인 대표로서 원활한 양산을 만들어내는 임무도 맡은 셈이다.
창원공장에서는 내년부터 한국GM이 글로벌 생산을 담당하는 차세대 CUV 모델의 양산이 시작된다. 연산 25만~30만대 규모로 예상되며, 비슷한 생산량의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한국GM의 50만대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창원공장 업그레이드를 주도한 엔지니어들은 “1주일에 5대 정도의 CUV를 시범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은 규모지만 연산 25만대 계획을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은 셈이다. 한국GM 관계자는 “CUV의 글로벌 수요는 창원공장을 풀가동해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글로벌 수요를 최대한 따라잡기 위해 창원공장은 생산능력과 생산성을 기존의 두 배 이상으로 늘렸다. 현재는 스파크를 생산하고 있는 창원공장은 생산능력이 연 10만대에 불과하다. 실제 생산량은 지난해 연 3만대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투자를 통해 창원공장은 연말께 연 30만대 공장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국GM은 도장공장을 새로 짓고 프레스 차체 조립공장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업그레이드 했다.
생산성도 두 배로 늘었다. 현재 창원공장의 시간당 생산량(UPH)은 32대 정도다. 업그레이드 이후엔 60대 수준으로 증가한다. 다차종 생산이 가능한 라인도 도입해 기존 3개 수준에서 필요하면 6~7개 차종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도록 했다.
글로벌 GM도 창원공장의 효율성에 만족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기혁 한국GM 생산기술연구소 부장은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됐던 설비 공사를 4개월 만에 끝냈다”며 “글로벌 GM공장 중에서도 창원공장은 빠지지 않는 시설과 효율성을 갖췄다”고 말했다.
한국GM은 최근 국내 공장 효율화를 노조와 합의하기도 했다. 더욱 많은 생산량을 가져가기로 한 만큼 노조도 대승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평가다. 부평에서 창원으로 전환배치가 필요하지만 신공장으로서 작업이 훨씬 수월하고 거주비 등 각종 지원이 더해진다는 점에서 직원들의 호응이 클 전망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창원공장 시설 자체가 성공적으로 업그레이드된 데다 이 프로젝트 전 과정을 잘 알고 있는 렘펠 신임 사장이 임명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내년부터는 한국GM이 대반격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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