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한국전력, 올들어 12조원 원화채 발행 이어 외화채도 발행 착수

입력 2022-06-03 08:21   수정 2022-06-07 09:56

이 기사는 06월 03일 08:2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전력이 대규모 적자에 대비한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국내외 채권시장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올들어 이미 12조원이 넘는 원화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4년 연속 외화채 발행에 착수했다.

2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전날부터 달러채 발행을 위해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투자 수요를 확인하고 있다. 다음주 프라이싱(가격산정)을 진행한 뒤 금리 수준과 최종 발행 규모를 결정할 전망이다.

조달 형태는 글로벌본드(144A/RegS)로 그린본드(Green)로 발행된다. 만기는 시장 상황에 따라 3년물과 5년물을 검토하며 3억~5억 달러 내외의 금액을 조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국전력은 지난 2013년 스위스프랑채권 발행 이후 한동안 외화채 시장에 발길을 끊었지만 지난 2019년 이후 4년 연속 외화채 시장을 찾고 있다. 한국전력은 5년 만기 글로벌 그린본드 형태로 2019년 5억 달러, 2020년 5억 달러, 2021년 3억 달러 등 총 13억 달러를 발행했다.

국내 기관의 외화채 발행이 대부분 차환을 목적으로 발행되지만, 한국전력은 매년 외화채를 신규 발행하고 있다. 2018년 적자를 낸 직후부터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전방위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모습이다.

한국전력은 그린본드로 조달한 자금을 국내외 신재생 사업추진, 신재생 에너지 계통연계, 친환경 운송수단 확충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필수재인 전기를 공급하는 만큼 적자에도 설비 노후화를 피하기 위한 시설투자를 뒤로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다.

한국전력의 영업손실은 유가 하락기인 2020년을 제외하면 2018년 이후 매년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2018년 2080억원 규모였던 영업손실은 2019년 1조2765억원, 2021년 5조8601억원으로 증가했다. 2020년에만 4조원 규모의 흑자를 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전력이 올해 2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업적자 규모에 비례해 한국전력의 원화 회사채 발행금액도 매년 증가세를 나타냈다. 2018년 약 7조원 규모였던 한전채는 2019년 7조5000억원, 2020년 3조5000억원, 2021년 10조4300억원으로 커졌다. 대규모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에는 5월 말까지 이미 회사채 12조5300억원을 발행했다. 역대 연간 최대 발행금액을 상반기에 이미 넘어섰다.

이에 한국전력의 순차입금은 올해 1분기 말 87조2340억원으로 증가했다. 2018년 말 대비 약 30조원이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262.0%로 2018년 대비 약 100%포인트 상승했다.


그런데도 이번 한국전력의 글로벌 본드는 해외에서 나쁘지 않을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전력 회사채에 정부 보증이 들어가는 데다 대규모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3년간 한국전력의 글로벌 본드는 매번 발행액의 약 10배에 달하는 주문을 받으면서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전력의 자체 신용등급을 ‘bb+등급’을 부여했지만 정부 보증을 고려해 한국전력의 국제 신용등급은 한국 정부와 동일한 ‘AA 등급’으로 제시했다. 무디스 역시 ‘Aa2 등급’을 부여했다.

이번 한국전력의 글로벌 본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 미즈호증권,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주관을 맡았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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