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02일 14:3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IFC를 연 5% 수익을 내는 슈퍼-코어(초우량) 자산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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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26일 IFC를 보유한 브룩필드자산운용과 매매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행보증금 2000억원을 납부했다. 국내 부동산 거래 사상 최대인 매매가 4조1000억원의 5% 수준이다.
실무 책임자로서 입찰부터 MOU 체결까지 전 과정을 총괄한 박 본부장은 “매각 측에 강력한 인수 의지를 전달한 덕분에 경쟁사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만들어 인수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종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등 계열사와 국내외 기관투자자가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IFC의 캡레이트(인수가격 대비 연간 임대료 수익)는 인수 직후 4%대로 예상된다. 하지만 수년 뒤 임대료 인상과 대출 리파이낸싱(재조달)을 거치면 연 5% 이상의 수익을 안겨주는 초우량 자산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게 박 본부장의 생각이다.
그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IFC 인수는 여의도 랜드마크 자산을 국유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올해 3분기 중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부동산 사상 최대 거래 성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 11일 IFC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달 26일엔 MOU를 체결했다. 입찰 때 마지막까지 남았던 다른 후보와 인수 제안 금액만 놓고 보면 차이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는) 국내 리츠를 비히클(매개)로 인수하겠다고 제안하고, 미래에셋그룹의 인수 의지와 자금 동원 능력을 강조한 게 효과를 거둔 것 같다.”
▶박현주 회장의 인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시장은 해석하는데.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평소 리츠 사업 강화를 역설해왔다. 글로벌 경영전략 고문(Global Investment Strategy Officer?GISO)으로서 작년부터 2년 연속 회사가 집중해야 할 키워드 중 하나로 리츠를 제시했다. 사실 한국 리츠 시장은 2000년대 초에 출발했으나 2018년 이후에서야 태동기에 들어갔다. 여전히 초기 단계에 있고,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박 회장은) 평가하고 있다.”
▶여의도 랜드마크라 치더라도 비싸게 산 게 아니냐는 말이 많다.
“과거에도 우량 부동산 가격이 비싸다는 말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서울시 주요 오피스 가격은 2배 이상 상승했다. 여의도 공실률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백화점 ‘더현대 서울’이 인근에 오픈하고 ‘위드 코로나’로 상권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거기에 물가 상승에 따른 오피스 가격 상승 압력까지 고려한다면 지금을 투자 적기로 볼 수 있다.”
▶금리가 많이 올라 선순위 대출 부담이 커졌다. 대출을 활용하는 전형적인 리츠 구조로는 국내 기관의 기대수익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있던데.
“선순위 대출과 메자닌, 보통주 트랜치(같은 조건을 갖는 몫)로 나뉘는 일반적인 리츠 상품 구조로 자금 모집을 준비 중이다. 3분기 중 거래 완료를 목표로 여러 기관과 협의하며 숫자를 맞춰가는 단계다. 시장 금리가 크게 올랐지만, 기관 수요에 맞춰 트랜치를 나누는 것도 기술이다. 단기적인 상황만 놓고 보면 기관 수요 부진을 우려할 수 있다. 하지만 리츠 배당(임대료)이 장기간 일정하게 나올 가능성이 큰 만큼, 긴 안목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상품일 수 있다. 그래서 미래에셋증권 등 계열사와 국내외 기관투자자가 투자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어떻게 자산의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나.
“IFC를 잘 운영해 NOI(순 운영수익)를 개선하면 리츠의 보통주 단(지분 투자자들)에 돌아갈 배당 수입도 충분히 늘릴 수 있다. 일반적인 임대 계약 구조를 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임대료는 조금씩 오르게 돼 있다. 또 당장은 대출 금리가 높더라도 리파이낸싱(재대출)은 반복해서 해야 하는 일이다. 장기적으로 시장은 부침을 보이기 마련이다. 좋은 수익을 장기간 낼 수 있는 타이밍에 연간 5% 이상의 슈퍼-코어 자산으로 만들 수 있다.”
▶사모 리츠를 통해 IFC를 인수할 예정이다. 상장도 추진할 생각인가.
“이제 MOU체결을 완료한 현재 시점에서는 확정된 것이 없으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쓸 수 있다. 시장 환경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할 부분이다. 상장도 가능하고, 상장하지 않고 사모로 매각할 수도 있다. 몰과 호텔을 별도의 상품으로 만들 수도 있다. ”
▶미래에셋이 인수한 뒤 바뀔 IFC의 모습이 궁금하다.
“처음 IFC는 외국인 기업과 방문객의 이용에 초점을 맞춰 외국 회사가 개발했다. 이후 여의도 랜드마크로 자리를 잡았는데, (쇼핑)몰의 경우 점차 여의도 밖에서 방문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앞으로 엔터테인먼트 명소로 떠오를 것이다. 오피스와 호텔도 마찬가지다. 많은 외국인 사업가들이 방문하면서 한국 금융산업과 함께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
▶미국 터브먼, 현대차 계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등이 합류할 것이란 보도가 있었다.
“안정적인 시설 운영을 위해 전략적인 파트너들과 협의하고 있다. ‘IFC몰’을 잘 운영해 가치를 올려줄 수 있는 전문가, ‘콘래드호텔’을 잘 운영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전략적인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IFC 전체의 가치를 높이도록 노력할 것이다.”
▶호텔 및 IFC 관리회사의 고용 승계 관련 우려도 있다.
“이번 거래는 콘래드호텔과 IFC 자산관리회사(PM)의 임직원 고용을 모두 승계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다. 근무 인력들이 최대한 혼란을 겪지 않도록 하면서 거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리츠운용본부장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중기적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관리하는 리츠 운용자산(AUM)을 10조원 이상으로 불릴 계획이다. 인력을 늘리고 역량을 집중하면 스노우볼 효과처럼 목표 달성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리츠는 비교적 높은 안정성과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정부도 이런 강점을 인지하고 시장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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