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부진한 고용지표가 나온 데 환호하며 일제히 상승했다. 고용지표가 부진하면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을 것으로 시장이 보고 있기 떄문이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435.05포인트(1.33%) 오른 33,248.28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5.59포인트(1.84%) 상승한 4,176.8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22.44포인트(2.69%) 뛴 12,316.90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의 회의 결과 등에 주목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의 향후 경로를 가늠할 수 있는 이벤트였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5월 민간 부문 고용은 전월 대비 12만8000명 증가했다. 전월의 27만7000명 증가에서 크게 후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9만9000명도 대폭 밑돌았다. ADP 고용은 오는 금요일 발표되는 노동부의 고용 보고서를 앞두고 민간 부문의 고용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노동부가 발표하는 5월 비농업 고용은 32만5000명 증가하는 데 그쳐, 전달의 42만8000명 증가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정적인 경제지표가 나왔지만, 오히려 시장은 환호했다. 미 Fed가 긴축 강도를 낮출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Fed는 경기를 어느 정도 훼손하더라도 물가를 잡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지만, 고용까지 망가뜨리기는 힘들다는 게 금융투자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다만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9월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 경로에서 일시 중단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중단해야 한다는 근거를 찾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9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까지 인플레이션 월별 수치가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보여준다면 금리 인상 속도가 느려질 수 있지만, 만약 인플레이션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더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나온 다른 고용 시장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지난주 한 주 동안의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직전주 대비 1만1000명 감소한 20만명으로 집계됐다. 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21만명이었다.
이날 S&P500지수의 주요 업종은 대부분 상승했다. 특히 자재(소재), 통신, 기술, 산업 관련 주가가 1% 넘게 치솟았다. 에너지 관련주만이 소폭 하락했다.
대형주들은 주식 분할 이슈가 있는 아마존(3.15%), 알파벳(3.28%), 테슬라(4.68%) 등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테슬라 주가 상승에는 주식 분할 이슈에 더해 중국의 차량 취득세 인하 통지에 따른 수혜 기대감도 힘을 보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은 99.3% 기록했다.
7월 회의에서 50bp 인상 가능성은 89.5%에 달했다.
9월 회의에서 50bp 인상 가능성은 61%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97포인트(3.78%) 하락한 24.72를 기록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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