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GM에 시정명령을 내린 근거다. 2016년 4월부터 페이스북 외 다른 온라인 채널에서 대리점의 ‘자유로운 판촉행위’를 막았고, 이는 대리점법에서 금지하는 ‘부당한 경영활동 간섭 행위’라는 것이다.
한국GM은 왜 그런 결정을 했을까. ‘온라인 판촉=온라인 판매’는 아니지만, 현재 전 세계 모든 자동차 회사는 비용 등의 이유로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판매 채널을 옮기고 싶어 한다. 온라인 판매의 교두보가 될 수 있는 대리점의 활동을 한국GM이 막을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자초지종은 이랬다. ‘부당한 경쟁 제한 행위’를 주도한 것은 한국GM이 아니라 이 회사 대리점 90% 이상이 소속된 ‘대리점발전협의회’였다. 대리점발전협의회가 요구한 ‘SNS 활동 지침’의 골자가 바로 ‘페이스북이 아닌 온라인 매체에는 광고 활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온라인 판촉이 심화하면 공간 제한 없는 온라인에서 ‘과도한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왜 페이스북이었을까. 다른 인터넷 플랫폼과 달리 페이스북에선 자동차 판촉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페이스북에서만 하라’가 아니라 ‘온라인에서는 하지 마라’가 취지였던 셈이다. 실제 페이스북에서는 한국GM 대리점들의 판촉 행위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 결국 한국GM은 ‘나눠 먹기’를 위한 대리점 연합의 요구에 굴복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을 받았다.
공정위는 대리점발전협의회가 아니라 한국GM을 정조준했다. 대리점발전협의회는 아무런 법적 의미가 없고, 한국GM과 대리점 간 거래에서 경영간섭 행위가 발생했다는 논리다. 공정위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자동차 판매 시장에는 다른 경쟁사도 많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신들만 경쟁을 제한하는 것은 결국 대리점들의 피해로 돌아온다.”
발언의 대상이 한국GM인지 대리점발전협의회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맞는 말이다. 국내에서 한국GM의 점유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스스로 경쟁을 제한할수록 향후 판매 기반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갈라파고스’처럼 온라인 판매를 거부하는 국내 판매업계 전체에 적용할 수 있는 지적이기도 하다. 테슬라는 이미 온라인에서만 차를 판매하며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일자리 지키기도 물론 중요하지만, 산업의 흐름을 무조건 거스르려는 행위는 ‘공멸’만 초래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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