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절없이 추락하는 엔화…20년 만에 '최저'

입력 2022-06-07 17:35   수정 2022-06-0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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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가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최근 1년 반 사이 30% 가까이 급락하면서 20년 만의 최저인 달러당 132엔대까지 하락했다.

7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장중 달러당 132.99엔으로 내려앉았다. 133엔을 넘은 2002년 2월 후 최저치다. 유로화 대비 엔화 가치도 141엔을 넘어서며 7년 새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초 달러당 103엔대이던 엔화는 올 들어 줄곧 약세를 보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락하며 지난 4월 20년 만의 최저치인 130엔 근처까지 하락한 뒤 이날 132엔대로 추락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주요국이 긴축 정책으로 전환한 반면 일본은 완화적 통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게 엔화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전날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 같은 기조를 재확인했다. 구로다 총재는 교도통신이 주최한 행사에서 “경제를 뒷받침하고 견실한 임금 상승을 유도하기 위해 강도 높은 통화 완화 정책을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 경제가 코로나19 위기에서 회복 중이고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경제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어 통화긴축은 적합한 조치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고유가도 엔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국제 유가가 계속 상승하자 원유를 구매하기 위해 달러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 엔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쿄=정영효/워싱턴=정인설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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