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슨모빌, 화려한 귀환…8년 만에 주가 100弗 돌파

입력 2022-06-09 16:10   수정 2022-06-10 00:53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유가의 고공행진 속에 엑슨모빌 주가가 8년 만에 100달러를 넘어섰다. 당분간 유가가 계속 오를 것이란 예상이 잇따르자 투자업계는 엑슨모빌 주식을 매입할 때라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미국 정유사인 엑슨모빌 주가는 전일 대비 1.18% 오른 104.59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2014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100달러대에 진입한 뒤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초(1월 3일)와 비교하면 65% 올랐다. 미국 주요 주가지수인 S&P500이 연초 대비 14% 떨어진 것과 대조된다.

엑슨모빌은 2013년까지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이었다. 그해 애플에 1위를 내준 뒤 지난해까지 주가가 부진했다. 친환경 에너지에 투자가 몰려 정유 업종이 사양산업으로 여겨진 탓이다. 엑슨모빌은 브라질 근해와 텍사스 분지 등에서 셰일가스 개발에 집중했지만 저유가 흐름이 계속돼 이렇다 할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다. 2020년엔 그간 흑자였던 연간 순이익이 40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해 8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에서 92년 만에 퇴출당했다.

대반전의 계기는 올해 2월 터진 우크라이나 전쟁이었다.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의 원유 수출에 차질이 생기자 유가가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올초 배럴당 70달러대였던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이달 120달러 선을 돌파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들이 주목받기 시작한 점도 호재였다. 매 분기 배당금을 내놓는 엑슨모빌은 미국의 대표적인 고배당주다. 10일에도 배당금을 지급한다. 2008년 1분기 0.35달러였던 주당 배당금은 0.88달러까지 올랐다.

전망도 긍정적이다. 고유가 시대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골드만삭스는 올해 3분기 유가 전망을 배럴당 125달러에서 14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JP모간은 “엑슨모빌을 비롯한 대형 정유사 주력 사업의 공급과 수요 여건이 탄탄하다”고 평가했다.

이날 미국 투자자문사 에버코어는 에너지 사이클과 수익률 상승 추세를 고려해 엑슨모빌의 목표주가를 88달러에서 120달러로 올렸다. 스티븐 리처드슨 에버코어 애널리스트는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치(17%)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으로 향후 5년간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현금도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엑슨모빌이 다른 정유사보다 더 매력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JP모간은 “주주들에게 수익을 환원하는 측면에서 보면 경쟁사인 셰브론보다 엑슨모빌의 투자 여건이 더 좋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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