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세 약화"…더 어두워진 KDI 진단

입력 2022-06-09 17:46   수정 2022-06-10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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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의 경기 회복세가 약화되고 있다는 진단을 9일 내놨다. 전달까지는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는 언급 정도였지만 올 들어 처음으로 회복세가 꺾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KDI는 이날 발간한 ‘6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화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는 KDI의 기존 평가보다 악화한 것이다. KDI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인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3월 들어서는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확대를 언급했고 4~5월에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도시 봉쇄 조치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달에는 경기 하방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하방 위험’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달에는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제조업 생산이 위축되는 등 경기 회복세 약화가 실제 지표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루평균 수출액 증가율은 3월 24.0%에서 4월 15.3%, 5월 10.7%로 낮아졌다. 제조업을 비롯한 4월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 -3.5%, 자동차 -0.8% 등 대부분 주요 업종에서 부진하면서 전월 대비(계절조정) 3.3% 감소했다. 4월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105.0(2015년=100)으로 전월 대비 0.4% 감소해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있었던 2020년 8월(104.6) 이후 1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정상적인 조업 환경에서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량을 나타내는 지표인데, 그만큼 한국 제조업의 성장동력이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KDI는 아직 경기 국면이 완전히 전환된 건 아니라고 분석했다. 정 실장은 “이달에 처음으로 경기 회복세 약화를 판단했기 때문에 당장 국면이 전환됐다고까지 보진 않는다”며 “중국 봉쇄 조치 해제 등의 영향을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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