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휴가 왜 줘야 하나"…中 틱톡, 영국서 무슨 일이

입력 2022-06-09 09:24   수정 2022-06-12 00:02


중국의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영국지사에서 중국식 비인간적인 근로 행태에 대한 폭로가 제기됐다. 중국과 서구권의 사내문화 차이가 일종의 '문화 충돌'을 빚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틱톡 영국지사의 전·현직 직원들을 인터뷰해 가혹한 사내문화에 대해 폭로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보도 직후 틱톡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 조슈아 마 상무가 사표를 냈다. 그는 틱톡의 유럽 전자상거래 사업부인 '틱톡샵'의 최고책임자다. 틱톡은 지난해 10월 영국지사를 설립하고 틱톡샵을 출범해 유럽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했다.

이번 폭로전의 직접적인 발단은 조슈아 마가 최근 영국지사를 찾아 직원들과 가진 만찬에서 한 발언에서 촉발됐다. 그는 해당 자리에서 "자본가적인 관점에서 볼 때 직원들에게 출산휴가를 줘야 한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FT는 "조슈아 마가 드러낸 이 가치관은 틱톡의 가혹한 근로문화의 한 단면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틱톡샵 직원들에 따르면 하루 12시간 이상 근무는 기본이다. 중국 본사 측과 업무를 조율하려면 시차를 고려해 새벽부터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틱톡샵이 주력하고 있는 라이브 스트리밍의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밤 늦게까지 대기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하루에 12시간 이상 일하는 직원, 휴가 중에도 자발적으로 근무하는 직원 등은 모범 직원으로 권장돼 왔다. 틱톡샵 측은 이 같은 사례를 직장 내 '칭찬 사례'로 공유하기도 했다. 법적으로 보장된 연차 휴가를 다녀온 일부 직원은 좌천당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10월 출범한 틱톡샵의 원년 멤버는 40명 가량이었지만, 비인간적인 근로 문화로 인해 현재 20명만 남아 있다. FT는 "이번 사건은 중국과 서방의 근로문화 차이가 충돌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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