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창립 72주년 기념사'에서 "글로벌 물가상승 압력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이 다시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오는 7월과 8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는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의 경기둔화,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가속화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향후 물가와 성장 간 상충관계가 더 커지면서 통화정책 운영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통화정책 운영과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성이 중차대한 시험대에 설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8월 첫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등 주요국보다 먼저 금리를 올린 것에 대해선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2~3% 수준의 오름세를 나타내었을 당시 우리가 다른 나라 중앙은행보다 더 먼저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돌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정상화 속도와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더 이상 우리가 선제적으로 완화정도를 조정해 나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대목이다.
이 총재는 "먼저 출발한 이점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실기하지 않도록 정교하게 정책을 운영해 나가야 한다"며 "성장과 물가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정책운용의 민첩성을 유지하면서도 경제상황 변화에 따른 유연성도 함께 높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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