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논의를 관통한 핵심 키워드는 ‘과거와의 단절’로 요약된다. 정부가 모든 일에 간섭하는 보모(保姆)국가에서 벗어나 민간의 자율과 창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문이다. 전임 정부의 관제 알바 양산,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고용보험 적용, 임대차 3법 입법 등에서 보듯 정부의 만기친람식 시장 개입은 민간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정부의 재정 위기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마땅하다. 정부의 역할은 법인세 인하나 노동·규제개혁 등을 통해 기업들이 고용을 창출하고 혁신적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도록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관건은 역시 ‘실행 의지’다. 새 정부도 ‘민간 주도 성장’을 강조하며 과감한 연금·노동·규제 개혁을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똑같은 공약을 내걸었던 역대 우파 정권들도 기득권 세력의 반발 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번번이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규제개혁의 경우 과거 24년 동안 좌우 정권 가리지 않고 ‘전봇대’ ‘손톱 밑 가시’ ‘신발 속 돌멩이’를 뽑겠다고 나섰지만 규제 수가 줄기는커녕 늘기만 했다. 노동개혁도 지난 5년간 줄기찬 친(親)노조 정책으로 노사 간 무게추가 노동계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 정부가 이런 문제를 바로잡겠다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화물연대의 불법 ‘집단운송 거부’ 사태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이들의 집단행동으로 맥주·소주, 레미콘과 자동차 공장뿐 아니라 반도체 공장까지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새 정부가 어떻게 화물연대 집단행동에 대응하는지가 ‘과거와의 단절’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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