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모든 젊은 경영자가 다 이런 것은 아니다. 요즘엔 ‘과연 자신들 업의 본질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기업인도 많다. e커머스가 대세가 되면서 변화무쌍하기 이를 데 없어진 유통 판에서 특히 그렇다. ‘덩치’를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판매 및 관리비(판관비) 일부 항목이 급격하게 불어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배송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증가하는 지급 수수료나 채용시장에서 임금이 폭등한 개발자 채용으로 불어나는 인건비가 대표적이다. 이는 싼값, 좋은 품질이란 유통업의 본질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델료로 수십억원대의 비용을 지출하고, 할인 쿠폰을 뿌려대는 바람에 광고선전비가 급증하고, 이에 따라 손실 규모가 커지는 것은 눈살이 찌푸려진다. 해외 명품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통로로 자리 잡은 명품 플랫폼들을 한번 보자.
이쪽 업계에서 ‘빅3’로 통하는 머스트잇, 발란, 트렌비의 광고선전비가 판관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3%에 달한다. 광고선전비 총 946억원은 전년보다 4.3배 많다. 지난해 세 곳이 모두 영업적자를 낸 결정적 요인이다.
소비자에게 인기 높은 명품의 공급처라는 건 뻔하다. 다른 업체가 모르는 기발한 납품처를 발굴해 가격을 낮출 여지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쿠팡, 컬리 같은 일반 e커머스와 달리 코스트(비용)가 늘어나면 고스란히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데도 ‘몸집’ 불리기에 혈안이 돼 투자받은 돈을 펑펑 쓰고 있으니, 이게 과연 고객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병행수입의 특성으로 종종 벌어지는 ‘짝퉁’ 판매도 유통업체라면, 결코 있어선 안 될 일이다.
‘비용은 낮추고, 이익은 고객에게 돌려준다’는 게 짐 시네갈 창업자의 철학을 천착한 결과였다. 왠지 그라면, 요즘 한국 상황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 않을까 싶다.
이 글은 밥 벌어 먹고살기 버거운 ‘하루살이 월급쟁이’의 글이다. 직원 월급 줄 날 돌아오는 게 두려워 치열하게 살아가는 경영자들에게 이런 논평 따위는 가당치 않다. 그러니, 결과로 증명해줬으면 한다. 의도가 결과를 결정짓는 게 아니라 결과가 의도를 합리화하기 때문이다. ‘정글’과 같은 사업의 세계라면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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