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치솟으면서 탈(脫)서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평균 매매 가격이 11억원을 훌쩍 넘는 등 주거비 부담이 불어나자 실수요자들이 서울보다 집값이 저렴한 경기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분양가상한제 개선으로 새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르면 이 같은 탈서울 움직임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4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11억5041만원이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만 해도 9억1160만원이었다. 불과 1년 새 26.19% 올랐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지난해 7월(11억930만원) 처음으로 10억원을 넘어선 뒤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에 비해 올 4월 경기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6억710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절반 수준인 셈이다. 이렇다 보니 주거비 부담이 큰 서울을 떠나 경기로 생활 터전을 옮기는 실수요자가 생겨나고 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 4월까지 최근 1년간 서울을 벗어난 이동자는 총 53만728명이다. 이 중 62.08%에 달하는 32만9468명이 경기로 전입했다. 2016년 5월 말 1000만 명이 무너진 서울 인구는 계속 줄어 올 5월 말 기준 949만6887명이다.
건설사 분양 담당자는 “서울 집값 부담이 너무 크다 보니 서울에서 전세나 월세로 전전하기보다 차라리 경기에 새 아파트를 사는 게 낫다고 판단한 실수요자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서울 거주자가 경기 아파트를 매입한 사례는 올 3월엔 1610건이었는데 4월엔 3148건으로 뛰었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정부가 이달 말께 분양가 상한제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서울의 아파트 분양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의 경우 대출 규제가 강한 데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리까지 빠르게 오르고 있어 매매뿐 아니라 전세 자체도 실수요자들에게 가격 부담이 되고 있다”며 “경기에서도 교통 인프라가 좋고 생활 여건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실수요자들이 유입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