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5G 중간요금제 신설을 준비 중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다음달 초 출시를 목표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시기를 확정하진 않았지만 다른 업체가 요금제를 내놓으면 비슷한 시기에 바로 내놓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 기준 5G 이용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6GB 수준이다. 5G 상용화 이후 줄곧 23~28GB 사이에서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10GB와 100GB 사이를 채우는 요금제가 출시돼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랐다.
5G 중간요금제 논의는 4월 2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요금제 다양화를 골자로 한 ‘차세대 네트워크 발전 전략’을 발표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달 30일 정부가 발표한 민생안정 대책에도 “서민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3분기부터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유도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근 물가상승률이 가파르게 오른 상황에서 통신비를 낮춰 가계 부담을 줄이려는 목적이다.
일단 통신 3사 모두 기존 5만5000원 요금제와 6만9000원(LG유플러스는 7만5000원) 요금제는 손대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정부가 민생안정 대책에 3분기라는 출시 시점을 명시한 만큼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며 “기존 요금제까지 변경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신규 요금제가 6만원대 초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는 30GB 안팎이 유력하다. 막판까지 금액과 데이터 제공량을 두고 통신 3사 간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중간요금제 도입 취지가 가계 통신비 인하인 만큼 통신 3사의 단기 실적에는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6만9000원 요금제를 이용하던 고객이 6만원대 초반의 중간요금제로 낮추면 수천원의 ARPU 손실이 생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득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요금제를 낮추는 사람도 있지만 낮은 요금제에서 중간요금제로 변경하는 ‘업셀링’ 효과도 일어날 수 있다”며 “중간요금제가 상위 요금제로 건너가게 만드는 징검다리가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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