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3% 내린 2595.87에 마감하면서 3주 만에 2600선 밑으로 내려왔다. 45.79포인트(1.76%) 이상 떨어지면 지난달 12일 기록한 종가 기준 연중 최저가(2550.08)를 경신한다. 당장 10일 나스닥 등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2~3%씩 급락한 상태라 13일 코스피지수는 하락 출발하면서 연중 저점에 바짝 다가설 것으로 전망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3일 한국 증시는 1.2% 내외 하락 출발한 뒤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중순부터 반등에 나서면서 같은달 말 2680선까지 올랐다.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기대 속에 원·달러 환율이 안정화되고 외국인 매수세도 유입된 영향이었다. 하지만 10일 미국 5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8.6% 상승하며 1981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자 이런 기대도 사그라들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을 가속화하면 국내외 증시는 당분간 하락 압력을 받는 게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어 증시 변동성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번에 75bp(0.75%포인트) 올릴 가능성은 낮은 상태”라면서도 “7월 FOMC에서 긴축 기조를 강화할 수 있어 시장은 약세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279원까지 상승(원화가치 하락)한 것도 증시에는 악재다. NDF 환율을 반영해 원·달러 환율이 13일 급등하고 이는 다시 외국인 매도세를 부르며 증시 수급을 악화시킬 수 있어서다.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주요 증권사는 올 하반기 코스피 예상 하단을 2400~2500선으로 낮추고 보수적인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일각에선 증시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까지 일정 부분 선반영하고 있다”며 “기존 악재의 재부상이 새로운 하락 추세를 야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9.5배 수준까지 내려온 것도 지수 추가 하락을 방어하는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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