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부동산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매각된 A아파트 지분 3분의 1(토지 15.3㎡, 건물 35.7㎡)은 감정가 6억1300만원의 103.85%인 6억3660만원에 매각됐다. 이 물건은 한 차례 유찰돼 최저 입찰가가 4억9000만원으로 떨어졌지만 2차 매각일에 저가 매수를 노린 응찰자 12명이 몰리면서 낙찰가율 100%를 넘어섰다.
통상 아파트 지분 경매는 인기도가 낮다. 실거주할 수 없고 금융권 대출도 받기 어려워서다. 지분을 낙찰받은 뒤에는 시세차익을 얻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다른 공유자들과 협의해 공유자의 나머지 지분을 사거나 공유자에게 본인의 지분을 파는 과정이 필요하다.
협의가 안 되면 법원에 공유물분할 청구 소송을 내야 한다. 가격분할판결이 떨어지면 다른 공유자의 지분까지 합쳐 경매가 다시 이뤄지고 낙찰금을 지분만큼 나눠 갖는다. 물건에 따라 다르지만 협의와 소송 과정이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린다.
그런데도 A아파트가 고가 낙찰된 건 강남구 핵심 지역인 데다 지분 가격도 시세 대비 크게 낮아서다. 동일 주택형 매매가(전용 107㎡)는 현재 25억~28억원 수준을 호가한다.
재개발 등 정비사업지의 지분 경매도 낙찰가율이 높은 편이다. 대체로 장기 투자를 노린 게 많다. 지난달 17일 낙찰가율 194.69%에 매각된 마포구 공덕동 B 단독주택 지분 176분의 12(토지 4.1㎡, 건물 3㎡)는 감정가(2500만원)의 두 배를 뛰어넘는 약 5028만원에 낙찰됐다. 권리 관계가 복잡해 공유자를 찾는 것조차 어려운 물건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지분에 투자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종로구 창신동 단독주택 지분 14분의 3(토지 21.9㎡, 건물 19㎡)도 지난달 24일 감정가(9730여만원)의 133.55%인 1억2999만원가량에 낙찰됐다. 이 물건은 서울시 신통기획 1차 후보지 중 한 곳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지분 경매는 대출이 어려운 대신 소액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하지만 단기차익 실현이 어려운 만큼 일반적인 경매 물건보다 리스크가 크다는 걸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