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요구불예금 잔액은 703조6123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 말(710조6651억원)과 비교해서는 7조원 넘게 줄었다.
은행권에선 이탈한 요구불예금이 연 2~3%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679조7768억원으로 전달보다 19조1369억원이나 늘었다. 지난 4월 말 정기예금 잔액이 3월 대비 1조1536억원 늘었던 것을 감안하면 한 달 새 16.5배나 급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시 부진과 수신 금리 상승이 겹쳐 ‘투자 대기자금’ 성격인 요구불예금에서 돈을 꺼내 정기예금으로 옮기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했다.
정기예금 중에서도 만기가 6개월 미만인 ‘단타 예금’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만기가 짧은 예금에 가입한 뒤 금리가 오르면 새로운 예금 상품으로 갈아타 이자 수익을 늘리려는 수요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은행권의 만기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126조7527억원으로 작년 3월(83조4563억원)보다 51.9%(43조2964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만기가 6개월에서 1년 미만인 예금은 169조2123억원에서 167조7825억원으로 오히려 0.8%(1조4298억원) 줄었다. 만기가 1~2년인 상품도 439조8600억원에서 456조623억원으로 3.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6개월인 정기예금 금리는 2년 만기 예금보다 금리가 연 0.5%포인트가량 낮다. 하지만 한은이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연 2.5%까지 올릴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배트를 짧게 쥐려는’ 금융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분보다 높게 수신 금리를 올린 것도 이유로 꼽힌다.
이인혁/김보형 기자 twopeopl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