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업종인 네이버(3위→6위)도 시총이 20조원 가까이 줄어들며 미끄러졌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코로나19 기간 유동성 확대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했다. 이후 금리 상승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축소되며 시총 순위도 뚝 떨어지고 있다.
대체불가능토큰(NFT) 테마를 등에 업고 상승가도를 달리던 엔씨소프트는 시총 순위가 22위에서 42위로 곤두박질쳤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10조원 가까이 줄었다.
IT 관련 성장주의 약세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75%포인트 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그동안 미래 성장성에 기대 주가가 뛴 IT주엔 악재다. 달러 강세에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 매도를 이어가는 것도 성장주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년 동안 카카오(순매도 2위·2조7119억원)와 네이버(순매도 5위·1조7641억원), 엔씨소프트(순매도 7위·1조3443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팔았다.
정유주 역시 고유가를 등에 업고 순위가 급등했다. 작년 6월 35위에 불과했던 에쓰오일은 무려 열 계단 올라 25위에 올랐다. 시총은 2조원가량 불어났다. 증권가에서도 에쓰오일에 대한 눈높이를 앞다퉈 올리고 있다. 지난달 이후 에쓰오일 관련 보고서를 내놓은 증권사 8곳 중 7곳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17만원)를 제시한 곳은 신영증권이다.
증권가에선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밸류에이션 축소, 달러 강세로 인한 부정적 수급 영향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금리 인상이나 유가 상승으로부터 실적을 방어하거나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험,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등 유가 상승 요인이 많다”며 “고유가는 물가를 올려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높일 것이고, 이는 또 달러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원자재 가격 상승 수혜주 등도 담아볼 만하다”고 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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