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토카인을 활성화하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신약개발 벤처기업 트루티노 바이오사이언스가 베링거인겔하임과 인수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트루티노 바이오사이언스는 한국계 미국인인 필립 김 대표(사진)가 2018년 설립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14일(미국 시간) 트루티노 바이오사이언스가 지정 기간 내 특정 성과(마일스톤)를 달성하면, 트루티노의 주식을 모두 사들이는 인수옵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마일스톤 달성 이전까지 트루티노는 독립적인 회사로 운영되며, 기존 베링거인겔하임과의 협력 계약도 유지된다. 트루티노는 2020년 2월 베링거인겔하임과 연구 협력 및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의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후보물질 3개에 대해서다.
클라이브 우드 베링거인겔하임 수석부사장은 “이번 계약으로 베링거인겔하임과 트루티노의 협력은 더 빠른 진전과 성과를 내게 될 것”이라며 “(트루티노의) 플랫폼 기술은 베링거인겔하임의 항암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의 잠재적인 추진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수옵션 계약의 조건과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 트루티노 대표는 “인수 조건이 되는 마일스톤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연구 진행에 따라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라며 “(베링거인겔하임과)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안전한 사이토카인 치료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트루티노는 비활성화된 사이토카인을 종양미세환경으로 전달한 뒤, 그 곳에서 활성화시키는 주문형 사이토카인 플랫폼 기술(ODC)을 보유했다. 사이토카인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서 다양한 신호전달에 쓰이는 면역 단백질이다. 항암 분야에선 주로 면역세포들의 활성을 강화하는 용도로 흔히 쓰인다. 하지만 면역세포가 심하게 활성화될 경우 환자의 장기가 파괴되는 부작용이 있었다. ODC를 이용하면 종양미세환경에서만 사이토카인을 활성화시킬 수 있어, 다른 장기에서의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도 암세포는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트루티노는 '인터루킨2(IL-2)'를 ODC로 전달하는 항암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전임상 단계에 있다. 하반기 중 임상 1상 신청 준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내 벤처캐피털(VC) 중에서는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가 2018년 트루티노에 150만달러(약 19억원)를 투자했다. 투자를 주도한 안재열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상무는 “트루티노의 플랫폼 기술이 낮은 효력과 부작용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이토카인 기반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으리란 판단에 초기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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