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사람' 코로나 전염 첫 확인…검사하던 태국 수의사 확진

입력 2022-06-14 11:20   수정 2022-06-14 11:21


코로나19에 감염된 고양이가 인간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는 연구가 처음 확인됐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태국 송클라대학교 연구진은 지난해 현지 수의사가 고양이로부터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신종 감염병(EID)' 7월호에 게재됐다.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방콕에 사는 아버지와 아들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와 송클라에 있는 병원에 입원했고, 같이 데려온 반려묘는 검사를 위해 동물병원으로 보내졌다.

이후 수의사가 고양이한테서 검체 채취를 하는 과정에서 고양이가 안면 보호막이 없던 수의사 얼굴에 재채기했다. 32세 여성인 수의사는 당시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있었지만 고양이 접촉 사흘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시 확인 결과 고양이 검체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나왔고, 수의사가 밀접 접촉한 사람 중에 코로나19 감염자가 없었다.

고양이 주인들과도 만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가 고양이로부터 감염됐다는 가설에 힘을 실어준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또 게놈 시퀀싱(DNA 염기서열 분석) 결과 고양이와 이 세 사람은 델타 변이 중 동일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당시 송클라 병원의 다른 환자한테서 나온 검체와는 다른 것이었다.

그간 고양이를 포함한 동물도 코로나19에 걸린다는 것은 여러 차례 보고됐지만, 고양이가 인간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파한다는 걸 연구로 보여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캐나다 겔프대학교의 전염병 수의사 스콧 위즈 박사는 이번 연구에 대해 "이 바이러스가 여전히 다른 종 사이에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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