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34%포인트 상승한 3.548%로 연고점을 다시 썼다. 이는 2012년 3월30일(3.55%) 이후 10년2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10년물 금리는 0.037%포인트 오른 3.691%로, 2014년 1월3일(3.70%) 이후 최고 수준이다. 5년물도 0.024%포인트 오른 연 3.703%로 2012년 4월5일(3.71%) 이후 최고점을 기록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번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른 여파다. 당초 0.5%포인트 인상이 유력했지만 JP모건 등 월가 투자은행(IB)도 0.75%포인트 인상을 점치고 있다.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6%로 41년여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정점을 찍은 게 아니라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진 영향이다.
국내 기준금리는 1.75%인데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금리 역전을 눈앞에 뒀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 기준금리보다 높아질 경우 해외자금 이탈, 원화 가치 하락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이에 한국은행도 7월에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도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이 쏟아졌다. 한은은 지난달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1.75%로 인상했다. 지난달 금통위엔 임기가 만료된 임지원 전 금통위원을 제외하고 이창용 총재와 조윤제 서영경 주상영 이승헌 박기영 금통위원 등 6명이 참석했다.
금통위원들은 높아진 물가 상승률에 우려를 표명하며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4%로, 13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금통위원은 "최근 물가 흐름을 보면 국외부문의 공급측 요인에 더해 국내총생산(GDP) 갭의 플러스 전환 등 국내 수요압력도 커지고 있는 데다, 정액급여 같은 지속성이 높은 노동비용도 오름폭이 확대되고 있어 국내 물가 상승세가 일시적 변동이 아닌 중장기적 인플레이션 현상으로서의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금통위원도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 4.5%는 물가안정목표제 도입 이후 2008년(4.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물가안정 목표가 그간 2%로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목표와 실제 물가와의 괴리는 가장 큰 상황"이라며 "과거 공급 충격기와 달리 식료품·에너지제외 물가, 경직적 물가, 조정평균 물가 등 다양한 근원물가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2차 파급효과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금리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기준금리 연속 인상에 따른 국내 경기 회복세는 아직 감내할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향후 경기 및 물가 전망, 금융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통화정책은 완화 기조를 빠르게 축소하는 방향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선제적 대응을 강조하면서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기준금리를 빠르게 중립 수준으로 높여나가는 것이 중장기 시계에서 거시경제의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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