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주가가 연일 연저점을 경신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가 오르면서 가전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미 코로나19 기간 동안 가전 수요가 급증했던데다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겹쳤다. 이런 상황에서 LG전자의 자동차 부품 사업이 흑자 전환하는 것이 주가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 주가는 2분기 들어서만 27% 하락했다. 비용 부담은 늘어나는데 수요는 줄어드는 사이클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은 올랐는데 가전 제품은 무게가 많이 나가는 만큼 물류비도 그만큼 증가했다. 정보기술(IT) 부품 업체들은 달러로 결제를 받아 강달러로 인한 환차익을 누린다. 반면 가전제품과 같은 완성품 업체들은 부품은 달러로 구매하고, 매출은 현지 통화로 결제가 이뤄져 환율로 인한 수혜가 제한적이다.
코로나19 기간 호황을 누렸던 TV 사업이 특히 부진한 상황이다. 엔데믹으로 홈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수요가 사라진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 TV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실적 전망과 목표 주가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이 81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목표주가는 16만원에서 1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전반적인 실적 모멘텀은 부족하지만, 반등을 위한 '스토리'는 아직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적자를 이어가던 자동차부품 사업의 2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동차부품(VS)사업본부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이 완화되고, 인포테인먼트의 경우 수익성이 높은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수주의 질이 좋아졌다"며 "2분기 흑자전환은 물론 하반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에도 완성차 수요는 꺾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반도체 공급 차질로 제품이 제대로 양산 되지 못해 아직 고객들이 줄을 서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들이 자동차 부품 판매가 인상을 일부 용인하는 점도 원가 개선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분석했다.
LG마그나의 e-파워트레인은 전장 부품 가운데 재료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제품으로 꼽힌다. LG마그나의 성과가 VS사업본부의 흑자 전환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센터장은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실적 모멘텀은 부족하지만, 자동차 부품 사업 흑자 전환에 따른 중장기적 재평가 스토리는 유효하다"며 "실적 전망을 하향하더라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은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12개월 선행 PER이 5.46배까지 하락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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