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3일 대검찰청·경찰청·관세청·국세청·금융감독원·방송통신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보이스피싱 정부 합동수사단’(가칭)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합수단은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두기로 했다. 합수단은 앞으로 보이스피싱 조직의 말단 현금 수거책부터 콜센터 직원, 총책까지 철저히 추적하고 이들의 범죄수익 해외 반출과 대포통장·대포폰 유통, 조세 포탈 등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범죄수익 환수, 피해자 구제, 법을 어긴 통신업체에 대한 행정처분을 한 번에 처리하는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보이스피싱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7744억원으로 2020년(7000억원)보다 10.6% 증가했다. 2006년 첫 피해 사례가 신고된 뒤 16년간 피해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반면 지난해 검거한 보이스피싱 사범은 2만6397명으로 2020년(3만9713명)보다 33.5% 감소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조직폭력배들이 개입한 보이스피싱 조직, 대포통장·대포폰 유통조직, 자금세탁 조직 등도 끝까지 추적해 피해자들의 돈이 범죄조직 운영 자금으로 사용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며 “서민의 소중한 자산을 탈취하는 악질적인 보이스피싱 범죄가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보이스피싱 통합신고·대응센터도 만들기로 했다. 통합센터는 경찰청을 주축으로 방송통신위원회·과학기술부·금융감독원·한국인터넷진흥원 등 유관 부처의 직원들을 파견받아 구성할 방침이다. 통합센터 출범에 맞춰 보이스피싱 신고접수 전화번호를 112로 통합하고, 여러 부처가 따로 운영 중인 인터넷 홈페이지도 하나로 교통정리할 예정이다.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신고하려면 경찰청과 한국인터넷진흥원, 금감원, 국민신문고 등이 운영 중인 창구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 계좌 지급 정지나 전화번호 이용 중지 등을 위해선 피해자가 일일이 금융회사와 통신사에 연락해야 한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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