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윤 교육부 차관(사진)은 23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하계 대학총장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장 차관은 “등록금 규제를 풀기 위해 재정당국과 협의하고 있다”며 “오래 끌지 않고 1년 내에 결론을 낸 뒤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14년째 국가장학금 등 규제를 통해 사실상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을 막고 있다. 등록금을 올리면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통한 국고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대학들은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 올해 일반대 194개교의 96.9%인 188개교가 등록금을 동결 또는 인하했다. 인상 대학은 경주대 등 6개교에 그쳤다.
다만 최근 물가 상승으로 국민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대학생에 대한 지원책을 함께 내놓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장 차관은 “규제를 풀었을 때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재정난에 처한 대학들에 대한 재정지원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장 차관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해도 될 만큼 초·중·고 교육에 비해 고등교육 지원이 적은 게 현실”이라며 “재정당국과 내년도 예산에 대한 협의가 돼가고 있는 만큼 구체화되는 시점에 대학들의 의견을 구하고 재원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대학들의 원성이 컸던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방식도 개편하기로 했다.
장 차관은 “앞으로 획일적 평가를 중단하고 ‘선(先) 재정지원 후(後) 성과관리’ 식으로 방식을 바꾸겠다”며 “한계 대학이 아니라고 판단된 대학에 대해선 자율성을 보장하고, 한계 대학에는 회생할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는 “회생이 어려운 대학에 대해선 퇴로를 지원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이 같은 규제혁신을 위해 다음달 위원회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대구=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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